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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공연/행사/전시

* 부천의 '나눔가게 53' 아름다운 세상

이웃사랑과 동 복지협의체 활약 소식지 부천이웃사랑백서발간

 

 

 

 

길거리에 빼곡히 들어선 많은 가게들, 그 중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빛나는 곳이 숨어있다. 부천시의 36개 동복지협의체는 1년 이상 나눔 활동을 지속했거나 확약한 업체를 나눔가게로 이름 지었다. 20159월 기준으로 21개동, 53개 가게가 참여한다.

 

나눔가게는 저마다 나누는 것도, 방법도 다양하다. 수익, 재능, 상품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나눈다. “인터뷰할 만한 일이 아니다쑥스럽다는 말만 반복하는 그들. ‘소박한 나눔을 실천하는 나눔가게를 만났다.

 

#1. 한 달에 한 번 이웃을 돌봅니다.

부천시 소사구 부천역 남부광장 옆 자유시장에서 소사테마거리로 오다보면 파란 간판에 하얀 글씨로 새겨진 가게 이름이 돋보인다. ‘프랑세즈 과자점이다. 깨끗하고 커다란 창 너머로 먹음직스러운 빵과 과자가 가득이다.

 

20154, 프랑세즈 과자점 입구에 나눔가게현판이 생겼다. ‘나눔가게 1호점이다. 프랑세즈 과자점은 한 달 중 하루를 정해 매출의 10%를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 그 금액은 보통 30~40만 원에 이른다. 기부금은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과 심곡본1동에 번갈아 기부된다.

 

김영완 대표는 가게가 있는 곳은 심곡본동이지만, 심곡본1동도 바로 옆에 붙어있고 고객도 많아요. 그래서 두 동 모두 기부를 하게 됐어요.”라며 옆 동도 챙긴다.

 

그의 나눔은 나눔가게로 선정되기 훨씬 전 부터였다. 2000년부터 일주일에 3, 장애단체나 푸드뱅크에 빵을 나눈다. 김 대표는 옛날에는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어요. ‘빵장사를 하다 보니 빵을 나누게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처음 빵을 나누던 시절 이야기는 갓 구워낸 빵처럼 고소하고 따뜻하다.

 

#2. 당신의 커피엔 기부금이 들었습니다.

부천시 소사구 중동역에서 깊은구지사거리로 쭉 이어지는 길. 부천고등학교를 지나며 꽤나 가파른 언덕길이 시작된다. 그곳에 오르막 카페가 있다. 가게 이름 참 잘 지었다. 가게 이름뿐만 아니라 가게 주인의 마음씨도 기가 막히다. 마치 민트색으로 칠한 가게 외관 같이 밝고 깨끗하다.

 

가게를 열기 전부터 나눔을 생각했다는 오르막 카페의 이신회, 최지혜 대표. 순서가 바뀐듯하다. 왜일까? 이신회 대표의 이야기이다. “학창시절, 여러 가지로 힘들었어요. 고등학교 때 돈을 벌기위해 학교를 그만둔 적도 있었죠.”라며 어려운 시절을 고백하는 그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복학해 학교도 졸업하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가게를 하기 전에는 학교로 직접찾아가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을 후원 한 적도 있었다.

 

그녀는 가게를 시작한 후 이왕이면 동네에 기부하고 싶다는 마음에 20153월부터 나눔가게에 참여했다. 음료 한 잔에 50. “아직은 시작 단계의 작은 가게라 한 달에 많아야 10만원 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하지만 결코 작지 않다.

 

그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니 다 괜찮아졌어요. 그래서 지금 힘든 사람들이 있다면 이걸 꼭 말해주고 싶어요. 괜찮다고, 나아질 거라고!”밝은 미소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그녀의 나눔이 더욱 특별하다.

 

#3. 따스한 이불에 사랑을 덮습니다.

부천시 오정구 고강1. 어릴 적 동네가 떠오르는 옛 도심. 부강아파트 옆 골목에 오래된 빌라들 사이로 작은 세탁소가 하나 있다. 부강세탁소. 신경 쓰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만한 하다. 작고 허름한 간판의 세탁소. 그곳에는 마음 따뜻한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고강1동에서 2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하는 정병구 대표. 고강1동 동복지협의체 위원이자 나눔가게의 주인이다.

 

그는 2014송파구 세 모녀 사건이 일어나면서 복지사각지대의 심각성을 알았다. 201411월 동 주민센터에서 복지협의체를 구성한다며 좋은 일 한번 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흔쾌히 참여했다.

 

처음 기부를 하려고 할 때 영세업자다 보니 금전적인 기부가 다소 부담됐어요. 그런데 재능기부가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말에 용기가 났죠.”그렇게 그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이불 세탁을 시작했다. 부강세탁소를 통해 지난 겨울 20, 올 봄 38채의 이불이 깨끗해졌다.

 

이불을 세탁하던 그의 눈에 띈 것이 있다. “어르신들이 겨울에도 얇은 이불을 덮는데다가 그나마도 너무 낡았더라고요그것을 눈여겨 본 그는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웃의 협조를 통해 낡은 이불을 바꿔 주었다. 그의 세심한 마음에 이불의 묶은 때와 함께 어르신들의 힘든 삶의 피로도 풀렸을 것이다.

 

#4. 인생을 기부했습니다.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의 정명고, 부천남중 등이 인근에 위치한 깊은구지사거리. 대성학원 심곡분점이 자리 잡았다. 신도시처럼 학교가 많지 않은 구시가지라 화려한 상점이나 학원이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조용한 길가에 말끔한 학원 간판이 눈에 띈다. 이곳은 나눔학원이다.

 

20153월부터 대성학원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 5~6명에게 무상으로 학원 수강을 받게 한다.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년 당 1명 꼴.

 

대성학원 심곡분점 이장식 원장은 저도 대학 시절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던 경험이 있어서 학생들을 돕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돈을 벌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으로 나눌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받았던 것을 돌려주는 것인 셈이다.

 

그는 심곡본동 주민센터에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추천받아 직접 면접도 봤다. “학생들 형편을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다보니 누구에게 나누면 좋을지 몰랐어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상황은 동 주민센터에서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이 원장은 무상 수업을 그렇게 준비했다.

 

내년에는 새로운 학생도 추천 받고, ‘수업료 반액 지원등 더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어요.” 알차고 가득한나눔을 고민한다. 학생에게 당장 눈에 보이는 금전적인 지원 대신 공부할 기회를 주는 그의 재능 기부는 역시 선생님다운 선택이다.

 

#5. 사랑을 맛있게나눕니다.

부천시 원미구 중동 롯데백화점 인근. 밤이 되면 무수한 간판이 밝다. 그 중에서도 돼지갈비로 정평이 난 한 가게, 고주몽화로구이. ‘맛집이자 효자가게’, ‘나눔가게로 불린다. 가게를 연 것은 11년 전이었다.

 

효자가게라는 명성답게 고주몽화로구이는 여러 가지 나눔을 실천한다. 문을 열기 전부터 대표가 개인적으로 해오던 한 부모 가정 지원은 중1동 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신흥동으로 옮겨 월 100만 원 씩 나눔을 이어온다.

 

문을 연 뒤부터 부녀회와 함께 동네 어르신들에게 숯불구이와 갈비탕을 대접한다. 부천시 원미구 중2동 미리내마을 앞 은하수 경로당에는 매월 쌀 3가마니를 보낸다. 동네에서 제일 좁고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이 많은 곳이다. 게다가 2013년부터는 중1동 사회복지팀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매달 돼지고기 55kg를 기부한다.

 

식사 대접도 좋지만 돼지고기를 각자 입맛에 맞게 요리해 드시면 더 좋겠다.”는 생각으로 돼지고기를 나눈다. “어르신들을 보면 어머니 같은 생각이 들어 도와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런 생각을 실천한 것 뿐이라 말한다.

 

#6. 섬기면 좋다. 따듯하다. 행복하다.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양지마을. 이름처럼 양지바르고 따뜻한 느낌의 동네이다. 깔끔한 아파트와 빌라 단지이다. 최근엔 분위기 있는 카페가 여럿 생기며 카페거리로도 알려졌다. 이 동네엔 특별한 곳이 한 군데 더 있다. 한산한 도로가에 초록색 차양을 드리운 프라임마트가 바로 그 곳. 동네에 의지할 곳 없는 어르신들에게 마트 상품을 나누는 나눔 가게이다.

 

프라임마트의 나눔은 범박동에 문을 연 20147월부터. 김종남 대표는 나누는 이유는 이것이다. “범박동에 오기 전에 인천 등 여러 곳에서 가게를 운영했었어요. 그때도 가게가 있는 동네에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어요.”

 

그녀가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은 범박동 주민자치센터. “동네에서 어려운 이웃을 찾고 싶으면 동 주민자치센터를 찾는 것 가장 빠르다는 것이 그녀의 나눔 노하우라면 노하우이다.

 

그렇게 범박동에서 ‘4, 5단지 노인정, 간식거리, 과일, 라면등 마트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상품들을 나누기 시작한지 1년이 지났다.

 

이제는 부족한 것이 있으면 어르신들이 직접 전화하기도 하세요. 서로 그만큼 편안해진 것 같아 너무 좋아요.” 그녀에게 나눔은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작년과 올해 계속 경기가 나쁘다. 이럴 때에는 나눔이 힘들지 않을까? “저도 시골 출신이라 고생이 뭔지도 알고, 과거에 부모님의 실패나 IMF로 힘든 시절을 겪었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이 힘들다고 느낄 때에 소외된 어려운 이웃들은 죽을 만큼 힘들다는 걸 알게 됐어요.

 

힘들수록 더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게를 운영하는 지역에서 이익을 창출하니 그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게 맞다며 나눔의 이유를 한 가지 덧붙인다. 좋다. 따듯하다. 행복하다.

 

#7. 부천이웃사랑백서?

부천시는 부천시민의 자발적인 이웃돕기 소식과 부천시 각 동 복지협의체의 활약상이 담긴 부천이웃사랑백서를 발간했다.

 

모두 68쪽 분량으로 치킨을 기부한 치킨집 대표나 그날 매출의 일부를, 혹은 커피 값의 일부에 이웃사랑 기금을 담은 나눔가게 등을 소개한다.

 

이번 부천이웃사랑백서는 부천시 블로그기자 최수진, 이배운 기자가 직접 취재에 참여해 세밀한 이웃사랑의 현장과 주인공 인터뷰 등을 생생하게 소개했다.

 

부천시 허모 복지국장은 나눔가게는 소액 기부를 실천하는 이웃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시민이 진짜 문화특별시 부천시민이라고 밝혔다.

 

최정미 기자 / 경찰방송